이 책은 지역이란 독자적인 정체성, 정당성, 의사결정 구조를 가진 역동적 주체로서 변화될 잠재력을 가진 단위이며, 다양한 척도에서 작동할 수 있으며, 담론에 선행하여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담론적 실천 속에서 명료한 지역다움을 획득하며, 다양한 주체의 정치적 실천을 통하여 지역성을 고도화 시킴으로써 주체적 공간으로 발전해 간다는 이해를 바탕으로 지역으로서 아시아가 겪은 다층적 경험을 조망하려는 시도입니다.

1부에서는 새로운 지역연구에 대한 이해의 문제를 다룹니다. 이는 지역연구의 역사를 살펴보는데, 제국주의 시기, 냉전기, 탈냉전기를 거쳐 지역연구의 주요한 목표가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 그 과정에서 불거진 주요한 쟁점과 성과는 무엇이었는지를 정리하였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지역연구의 기초로 지역 개념을 새롭게 정의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지역격, 지역성, 지역색 등의 개념을 통하여 검토해 보았습니다. 이런 접근은 추상적이며 이론적인 논의에 대한 유용성을 지닐 뿐만 아니라 비교지역연구의 가능성을 열어 다양한 실천적 함의들을 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유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2부에서는 아시아라는 용어 및 담론적 실천으로서의 아시아의 기원과 역사를 추적하기 위하여 유럽과 미국 그리고 아시아에서 ‘아시아’를 어떻게 이해했는지 검토해 보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동방이라는 의미로 쓰인 ‘오리엔트’와 동방의 타자를 규정하던 용어로 쓰인 ‘아시아’가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이런 담론적 실천이 유럽의 아시아에 대한 인식과 지식의 축적 그리고 아시아에 대한 관계를 어떻게 규정했는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나아가 현재 아시아의 역동성에 대해서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미국의 세계 및 아시아에 대한 인식틀을 검토해 봄으로써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국 아시아전략의 기초를 이해하는 폭을 넓혀 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결국 유럽에서 전래된 아시아라는 용어의 수용과 내재화 그리고 이 용어를 중심으로 한 주체적이며 담론적 실천이 아시아에서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를 추적해 봄으로써 ‘아시아의 아시아화’를 위한 개념적이며 실천적인 기반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3부에서는 메가아시아를 구성하는 아시아의 대표적인 다섯 지역들의 지역격과 지역성에 대한 탐구를 시도합니다. 동북아시아,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서아시아라는 메가아시아를 구성하는 다섯 지역은 유사하지만 동시에 상이한 역사적 경험 속에서 지역에 대한 담론적 실천을 시도해 왔으며, 각기 구별되는 지역성과 지역색을 발전시켜 가고 있습니다. 지역에 대한 이런 비교적 시각은 독자들이 기존에 익숙해 있던 유럽이나 서구 중심의 지역에 대한 이해를 넘어 세계를 구성하는 단위로서 지역이 지니는 의미를 현실 속에서 이해하는데 적으나마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마지막 4부에서는 새로운 지역연구의 주요 과제로 부상하고 있는 빅데이터를 포함한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서 지역을 이해하고 그 특성을 규명하는 작업의 필요성을 검토하고, 부상하고 있는 메가아시아를 이해하고 그 미래를 전망하고 있습니다.